







통장에 찍히지 않는 돈이라고 안심했을까요. 한 배우자는 이혼을 결심한 순간, 몇 년간 몰래 굴려 온 코인 수익금부터 지갑째 옮겨 숨겼습니다. 화면에서 숫자가 사라지면 재산도 사라진다고 믿은 셈입니다. 그런데 법이 재산을 세는 방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한 줄 요약 — 혼인 중에 형성한 재산은 명의나 보유 형태를 가리지 않으므로 가상화폐(코인)도 재산분할 대상입니다. 배우자가 숨겨도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재산명시·재산조회 같은 법적 절차로 거래소 계좌와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고, 은닉 사실이 드러나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존재입니다. 오늘은 배우자가 코인 투자 수익을 숨긴 채 이혼을 요구한 한 사연을 통해, 가상화폐가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코인도 이혼 재산분할 대상이 될까요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됩니다. 재산분할의 기준은 '어떤 이름의 자산인가'가 아니라 '혼인 기간 동안 부부가 함께 형성했는가'입니다. 민법 제839조의2는 이혼한 부부 일방이 상대방에게 혼인 중 협력으로 이룬 재산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이든 예금이든 주식이든, 그리고 가상화폐든 마찬가지입니다. 비상금처럼 몰래 모은 돈이라 해도, 그 돈이 혼인 생활 중에 벌어들인 소득에서 나왔다면 부부 공동의 재산으로 봅니다. "내가 혼자 투자해서 불린 돈"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분할 대상에서 빠지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코인이 자동으로 절반씩 나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산이나 상속·증여로 받은 이른바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 어떤 돈으로 취득한 코인인지를 가리는 일이 실제 다툼의 핵심이 됩니다.
특히 코인은 하루에도 시세가 크게 오르내리는데, 그 가치를 언제 기준으로 평가하느냐가 분할 금액을 좌우합니다. 법원은 원칙적으로 이혼 소송의 마지막 재판 날, 즉 사실심 변론종결일의 시세를 기준으로 가상화폐의 가치를 산정합니다.
숨긴 코인, 정말 못 찾을까요
가상화폐의 익명성 때문에 "지갑에 넣어 두면 아무도 모른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국내 거래소를 이용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거래소 계좌는 대부분 본인 명의의 은행 계좌와 연결되어 있고, 원화 입출금 기록이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이혼 소송에서 재산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여러 절차를 두고 있습니다.
-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 법원이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에 특정인의 계좌 개설 내역과 거래 기록을 제출하도록 명하는 절차입니다.
- 재산명시 — 당사자에게 자신의 재산 목록을 법원에 성실히 신고하도록 요구하는 절차로, 허위로 신고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재산조회 — 재산명시 절차를 거친 뒤에도 재산 목록이 불충분하거나 은닉이 의심될 때, 법원을 통해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의 재산을 직접 조회하는 제도입니다. 가사소송에서 재산조회는 재산명시 절차를 먼저 거쳐야 신청할 수 있습니다(가사소송법 제48조의2).
가정법원 부장판사로 이혼·상속 사건을 오래 다뤄 온 윤지상 대표변호사는, 재판부가 실제로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확인하는지에 맞춰 사건을 설계합니다. 은닉이 의심될 때는 처음부터 자금의 흐름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재산을 숨기면 더 유리해질까요
숨겨서 얻는 이득보다 잃는 것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재산을 은닉하거나 이혼 직전에 몰아서 처분·소비한 사실이 확인되면, 법원은 그 사정을 분할 비율과 위자료를 정할 때 참작할 수 있습니다. 정직하게 신고한 배우자가 오히려 유리해지는 국면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이혼 소송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릴 정황이 뚜렷하다면 보전처분(가압류·가처분)으로 자산을 묶어 둘 수 있습니다. 재산분할 청구권을 지키기 위한 사전 조치입니다. 다만 코인 자체를 직접 묶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 실무에서는 거래소와 연계된 배우자 명의의 은행 계좌를 가압류하거나 거래소를 상대로 한 출금·반환 청구권(채권)을 가압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어떤 시점에 신청하느냐에 따라 인정 여부가 갈리므로, 정황을 감지한 초기에 판단을 받아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무엇을 미리 챙겨 두어야 할까요
상대방의 재산 은닉이 의심된다면, 다툼이 본격화되기 전에 흐름을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모아 두는 일이 중요합니다.
- 공동생활비 계좌에서 설명되지 않는 큰 금액이 빠져나간 이체 내역
- 거래소나 투자 관련 앱에서 온 문자·이메일 알림
- 배우자가 무심코 언급한 투자 종목이나 수익에 관한 대화 기록
- 부부가 함께 쓰던 기기에 남은 접속 기록이나 화면
이런 자료가 그 자체로 재산을 증명하지는 못하더라도, 법원에 어떤 절차를 왜 신청해야 하는지를 설득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이 사연에서 배우자는 코인을 숨기면 재산분할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은닉 시도가 밝혀질수록 자신이 불리해지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재산분할은 감정 싸움이 아니라 자료와 절차의 문제입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가사·상속·형사 쟁점이 함께 얽힌 사건에서 재판부가 신뢰하는 자료와 절차를 먼저 정리합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대표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이혼·상속 전문등록)와 가사·형사 사건에 밝은 노종언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구성원이 하나의 팀으로 사건의 무게에 맞는 판단을 함께 찾습니다. 잃을 것이 큰 순간일수록, 무엇을 어떤 순서로 꺼내야 하는지부터 곁에서 함께 살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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