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을 함께 살고 헤어지기로 한 부부에게, 남는 재산이 집 한 채와 남편 명의의 연금뿐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동안 살림과 육아를 도맡아 온 배우자는 문득 불안해집니다. "저 연금은 남편이 낸 돈인데, 나는 정말 빈손으로 나가야 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적 요건을 갖춘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한 줄 요약 — 혼인 기간 중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5년 이상이면, 이혼한 배우자는 상대방이 받는 노령연금의 일부를 분할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국민연금법 제64조).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 원칙이지만, 협의나 재판을 통해 비율을 달리 정할 수도 있습니다. 퇴직금도 아직 받지 않았더라도 재산분할 대상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존재입니다. 오늘은 황혼이혼을 앞두고 "남편 연금과 퇴직금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하던 한 사연을 통해, 연금과 퇴직급여가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남편의 국민연금, 이혼하면 나눠 받을 수 있을까요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법은 이혼한 배우자를 위해 분할연금이라는 별도의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배우자가 낸 보험료라도, 그 뒤에는 가정을 지탱한 상대방의 협력이 있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분할연금을 받으려면 국민연금법 제64조가 정한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 혼인 기간 중 상대방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5년 이상일 것
- 배우자와 이혼했을 것
- 배우자였던 사람이 노령연금 수급권을 가지고, 본인도 지급 연령에 이르렀을 것
여기서 핵심은 나눠 받는 금액의 범위입니다. 분할 대상은 상대방 연금 전체가 아니라,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에 한정됩니다. 결혼 전이나 이혼 후에 쌓은 부분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5년만 넘으면 남편 연금을 무조건 절반 받는다"는 말이 정확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럼 정확히 절반씩 나누는 걸까요
원칙적으로는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을 균등하게(5대 5) 나눕니다. 다만 2017년 개정 국민연금법이 시행되면서, 당사자 사이의 협의나 재판을 통해 분할 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국민연금법 제64조의3). 협의이혼이나 재판상 이혼 과정에서 연금 분할 비율을 별도로 합의하거나 법원이 달리 정하면 그 내용이 우선합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에는 기한이 있어, 분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5년 이내에 청구해야 합니다(국민연금법 제64조의2). 이혼했다고 자동으로 통장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요건과 시기를 챙겨 직접 국민연금공단에 청구해야 하는 권리라는 뜻입니다.
공무원연금이나 사학연금도 마찬가지일까요
기본 취지는 비슷하지만, 근거가 되는 법률이 다릅니다. 국민연금은 국민연금법,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연금법, 사립학교 교직원은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이 각각 분할연금 제도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세 제도 모두 혼인 기간과 가입 기간에 관한 요건을 두고 있지만, 지급 방식과 세부 조건은 법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배우자가 어떤 연금에 가입했는지에 따라 적용 법률과 절차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연금은 다 똑같이 나눈다"고 뭉뚱그려 판단하면 실제 청구에서 어긋날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직역과 가입 이력을 먼저 확인하는 일이 출발점입니다.
아직 받지도 않은 퇴직금도 나눠야 하나요
나눠야 할 수 있습니다. 퇴직금과 퇴직연금은 근무 기간 동안 조금씩 쌓여 온 자산이고, 그 시간 동안 배우자의 협력이 함께 작용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이혼 당시 아직 퇴직하지 않아 실제로 퇴직급여를 받지 않은 경우라도, 이혼 시점에 이미 형성되어 있는 장래의 퇴직급여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4. 7. 16. 선고 2013므225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즉 "아직 못 받았으니 내 것"이라는 논리는 통하지 않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전액을 절반씩 나누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 기간과 각자의 기여도를 따져 분할 비율을 정하고, 그 비율에 따라 나눕니다. 근무 기간 전체 중 혼인 기간이 차지하는 비중,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의 정도가 함께 고려됩니다.
무엇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할까요
연금과 퇴직급여는 눈에 보이는 통장 잔액이 아니라 제도 안에 잠겨 있는 자산이라, 청구하려면 근거 자료가 필요합니다.
- 배우자의 연금 종류와 가입 이력(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 여부)
- 혼인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혼인신고일, 별거 시점 등)
- 배우자의 재직 기간과 예상 퇴직급여 관련 자료
- 재산분할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부동산·예금·보험 등 자산 내역
이런 자료가 갖춰져 있을 때, 어떤 연금을 어떤 법률에 따라 청구할지, 퇴직급여를 어떤 시점의 가치로 산정할지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황혼이혼에서 연금과 퇴직급여는 남은 삶을 지탱하는 마지막 버팀목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연의 배우자처럼 "내가 낸 것이니 못 준다"는 생각도, 반대로 "무조건 절반은 내 것"이라는 기대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재산분할은 감정이 아니라 요건과 자료, 그리고 순서의 문제입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가사·상속·형사 쟁점이 함께 얽힌 사건에서 재판부가 신뢰하는 자료와 절차를 먼저 정리합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으로 이혼·상속을 오래 다뤄 온 윤지상 대표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이혼·상속 전문등록)와 가사·형사 사건에 밝은 노종언 대표변호사를 비롯한 구성원이 하나의 팀으로, 사건의 무게에 맞는 판단을 함께 찾습니다. 잃을 것이 큰 순간일수록, 무엇을 어떤 순서로 꺼내야 하는지부터 곁에서 함께 살피겠습니다.
- 대표전화: 02-2055-3880
- 홈페이지: jonjae.co.kr

법무법인 존재 · 상담문의 02-2055-3880 · jonj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