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미국이나 일본에 부동산을, 혹은 해외 계좌에 금융자산을 남기고 돌아가셨습니다. 자녀들은 한국에 삽니다. 이때 그 재산은 어느 나라 법으로, 어떻게 나눠야 할까요? 국내 상속만 생각하다가는 서류 하나 떼지 못하고 몇 년을 허비하기 쉽습니다.

해외상속은 여러 나라의 법과 절차가 얽혀 국내 상속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부터, 현지 절차와 세금까지 핵심만 정리했습니다.
어느 나라 법으로 상속되나요?
가장 먼저 정할 것이 준거법, 즉 어느 나라 법으로 상속을 판단하느냐입니다. 우리 국제사법은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에 따른다고 정합니다(국제사법 제77조). 기준은 상속인이 아니라 돌아가신 분(피상속인)의 국적입니다.
즉 피상속인이 한국 국적이라면, 해외에 있는 재산이라도 원칙적으로 한국법으로 상속인과 상속분이 정해집니다. 우리나라는 재산의 종류나 위치와 무관하게 하나의 법으로 상속 전체를 규율하는 방식(상속통일주의)을 씁니다.
한 가지 더, 2022년 개정된 국제사법은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준거법을 지정할 수 있는 길도 열었습니다. 지정 당시 자신의 일상거소지법이나, 부동산에 대해서는 그 부동산 소재지법을 상속의 준거법으로 정해 둘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복잡한가요?
원칙은 간단해 보이지만, 상대 국가의 법이 다른 원리를 쓰면 충돌이 생깁니다.
미국·영국 같은 영미법계 나라들은 상속을 하나로 묶지 않고 나눕니다. 부동산은 그 부동산이 있는 곳의 법(소재지법), 동산·금융자산은 사망자의 주소지법으로 각각 처리하는 방식(상속분열주의)입니다. 그래서 "한국법으로 상속된다"는 원칙과, "미국 부동산은 미국 주법을 따른다"는 현지 원칙이 부딪칩니다.
여기에 나라마다 상속분을 똑같이 보는 곳, 유언의 내용을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곳 등 기준이 달라 판단이 더 복잡해집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피상속인이 한국인이면 상속의 준거법은 한국법이 원칙이지만, 미국 등에 있는 부동산은 그 나라가 소재지법과 자국 절차를 관철하므로 결국 현지 법과 절차를 함께 따라야 합니다. 반대로 피상속인이 외국인인 경우에는 '반정(反定)' 이 문제 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 국적자가 한국에 부동산을 남기면, 한국법이 지정한 미국법이 다시 "부동산은 있는 곳의 법으로"라고 되돌려, 한국 부동산에는 한국법이 적용됩니다(국제사법 제22조). 이런 조정 법리까지 얽히면 전문가 없이 스스로 처리하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해외 부동산은 어떻게 상속받나요?
준거법을 떠나, 재산이 있는 나라의 실제 절차는 그 나라 방식대로 밟아야 합니다.
- 미국: 자산 규모가 일정 기준 이상이거나 사전에 생전신탁(리빙 트러스트) 등으로 대비해 두지 않았다면, 프로베이트(probate) 라는 까다로운 법원 검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다만 주마다 소액 자산 면제 기준이 있어 일정 금액 이하는 약식으로 상속되기도 합니다
- 현지 상속등기: 부동산은 그 나라에서 별도로 상속등기를 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한국 서류에 아포스티유·영사 확인과 번역이 필요합니다
- 각국 개별 진행: 미국·일본에 재산이 나뉘어 있으면, 각 나라에서 따로따로 서류·절차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환율·현지 규제·평가 방법까지 얽히므로, 국내외 전문가의 협업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세금은 어느 나라에 내나요?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이 상속세입니다. 핵심은 피상속인이 세법상 어느 나라 거주자였느냐입니다.
- 한국 거주자(국내에 주소가 있거나 183일 이상 거소)였다면, 해외 재산을 포함한 전 세계 재산에 한국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 비거주자였다면, 한국에 있는 재산에 대해서만 한국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같은 재산에 외국과 한국이 이중으로 과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국에 낸 상속세는 외국납부세액공제로 한국 상속세에서 빼 줍니다(상속세및증여세법 제29조). 다만 공제에는 한도가 있어 전액이 공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 부동산을 상속받을 때 이중과세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은 시민권자·영주권자가 아닌 비거주 외국인이 남긴 미국 재산의 기초공제를 6만 달러(약 8천만 원)로 매우 낮게 잡아 현지 세부담이 크고, 한국에서는 그 세금을 한도 안에서만 공제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미에 재산이 걸친 경우에는 사전 증여나 신탁 등 미리 짜 두는 세무 설계가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세액은 반드시 세무 전문가와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 법원에서 다툴 수 있나요?
상속인들 사이에 다툼이 생겼다면, 어느 나라 법원에서 소송할지도 문제입니다. 우리 국제사법은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일상거소가 한국에 있었거나, 상속재산이 한국에 있는 경우 등에는 한국 법원이 재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국제사법 제76조). 다만 해외 부동산의 집행 등은 결국 그 나라 절차가 필요하므로, 어디서 다투는 것이 실익이 큰지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이렇게 봅니다
해외상속의 어려움은 '재산이 멀리 있다'가 아니라 '여러 나라의 법과 절차가 동시에 걸린다' 는 데 있습니다. 준거법을 잘못 판단하거나 현지 절차를 놓치면, 재산을 앞에 두고도 몇 년씩 손대지 못하고 비용만 불어납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해외상속 사건에서 준거법(본국법·반정)·현지 절차·상속세라는 세 축을 먼저 설계하고, 국내외 전문가·현지 로펌·세무 전문가와 협업해 각국 절차를 병행합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변호사의 관점으로, 국내외에 흩어진 재산이 어느 나라에서든 유효하게, 그러나 세금과 분쟁 면에서 가장 유리하게 정리되도록 조율합니다. 국경을 넘는 상속일수록, 흩어지기 전에 설계가 필요합니다.
해외상속은 '어디에 재산이 있느냐'보다 '어느 나라 법과 절차가 걸리느냐'의 문제다. 원칙은 본국법, 현실은 각국 절차 — 둘을 함께 봐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한국 국적인 부모님이 미국에 남긴 부동산은 어느 나라 법으로 상속되나요?
상속은 사망 당시 피상속인의 본국법에 따르므로(국제사법 제77조), 원칙적으로 한국법으로 상속인과 상속분이 정해집니다. 다만 미국은 부동산을 소재지법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써서 실제로는 현지 법과 프로베이트 절차가 함께 얽히므로, 원칙과 현지 절차를 모두 고려해 진행해야 합니다.
해외에 있는 재산도 한국에 상속세를 내야 하나요?
피상속인이 한국 세법상 거주자였다면 해외 재산을 포함한 전 세계 재산에 한국 상속세가 부과되고, 비거주자였다면 한국 내 재산에 대해서만 부과됩니다. 외국에 상속세를 냈다면 외국납부세액공제로 한국 상속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으나 한도가 있으므로, 정확한 계산은 세무 전문가와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부동산 상속은 왜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
재산이 있는 나라마다 절차를 따로 밟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법원의 프로베이트 절차를 거쳐야 하고, 현지 상속등기를 위해 한국 서류의 아포스티유·영사 확인과 번역이 필요합니다. 여러 나라에 재산이 흩어져 있으면 각국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해 국내 상속보다 훨씬 오래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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