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면, 대개 "이제 부모님 일을 처리할 수 있겠다"며 안도합니다. 하지만 성년후견인은 권한을 가진 자리인 동시에, 법원의 감독을 받고 무거운 책임을 지는 자리입니다. 잘 모르고 재산을 다뤘다가 손해배상을 물거나 해임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성년후견인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함부로 못 하며, 어떤 감독과 책임이 따르는지 정리했습니다. (성년후견 제도 자체와 유형·신청은 별도의 글에서 다뤘습니다.)
성년후견인은 무슨 일을 하나요?
성년후견인의 임무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 재산관리: 피후견인(보호받는 본인)의 예금·부동산 등 재산을 관리하고, 그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대신(대리) 합니다(민법 제949조)
- 신상보호: 치료·요양 등 신상에 관한 사무를 돌봅니다(민법 제947조). 다만 신상 결정은 본인이 스스로 할 수 있으면 본인의 의사가 우선하고, 수술·입원처럼 위험이 큰 중대한 의료행위나 격리 등은 후견인이 임의로 정하지 못하고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민법 제947조의2)
중요한 것은, 후견인의 권한이 무제한이 아니라 가정법원이 정한 범위에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심판문에 정해진 권한을 벗어난 행위는 효력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피후견인의 재산을 마음대로 쓸 수 있나요?
절대 아닙니다. 후견인은 재산을 오직 피후견인 본인을 위해서만 관리·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제약이 있습니다.
- 거주 부동산의 처분: 피후견인이 살고 있는 집을 팔거나 임대·담보 제공하는 등의 행위는 반드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민법 제947조의2)
- 중요한 재산행위: 후견감독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부동산 처분 등 중요한 행위에는 후견감독인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민법 제950조). 동의 없이 한 행위는 나중에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이해가 상반되는 행위: 후견인과 피후견인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예: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사는 것)에는 특별대리인을 따로 선임해야 합니다
즉 "내가 후견인이니 내 판단대로"가 아니라, 단계마다 법원과 감독인의 통제를 받습니다.
어떤 의무와 감독을 받나요?
후견인은 남의 재산과 인생을 맡은 사람이므로, 높은 수준의 의무를 집니다.
-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자기 재산보다 못하게 관리해서는 안 되고, 신중하고 성실하게 사무를 처리해야 합니다
- 재산목록 작성: 취임 초기에 피후견인의 재산이 얼마인지 재산목록을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민법 제941조)
- 정기 보고: 가정법원과 후견감독인에게 재산 관리 내역 등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감독을 받습니다
이 감독 구조 때문에, 후견인이 몰래 재산을 빼돌리기 어렵고,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드러납니다.
후견인도 보수를 받나요?
받을 수 있습니다. 후견 사무는 부담이 크므로, 가정법원은 피후견인의 재산 상태 등을 고려해 그 재산 중에서 상당한 보수를 후견인에게 지급하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5조). 특히 변호사 같은 전문가 후견인의 경우 보수가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잘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책임이 가볍지 않습니다. 후견인이 임무를 게을리하거나 피후견인에게 손해를 끼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부정한 행위나 그 밖에 임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유가 있으면, 가정법원은 후견인을 변경·해임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40조).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재산을 자기 것처럼 써 버리면, 단순한 민사 문제를 넘어 횡령·배임 등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가족이니까 이 정도는" 하는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예전에는 가족 사이의 재산범죄에 형을 면제해 주는 친족상도례가 있었지만, 2024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그 형 면제는 효력을 잃었습니다. 후견인이라는 지위에서 관리하던 재산을 유용한 것이라면, 가족이라도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가족이 후견인이 되는 게 나을까요, 전문가가 나을까요?
정답은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가족이 후견인이 되면 본인을 잘 이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형제간 재산 다툼이 심하거나 이해관계가 첨예하면 가족 후견인은 오히려 분쟁의 불씨가 됩니다. 이럴 때 법원은 변호사 등 제3자 전문가를 후견인으로 선임하기도 합니다. 재산 규모가 크고 갈등이 큰 사건일수록, 처음부터 후견인 구성과 권한 범위를 신중히 설계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이렇게 봅니다
성년후견인 자리는 '권한을 얻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떠안는 것' 에 가깝습니다. 감독을 가볍게 여기고 재산을 다뤘다가 해임되거나 형사문제에 휘말리는 경우를 실제로 자주 봅니다. 반대로 절차와 한계를 정확히 알고 움직이면, 피후견인을 지키면서 불필요한 분쟁도 피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후견인 선임 단계에서 누구를 후견인으로 세우고 권한을 어디까지 정할지부터, 이후의 재산 처분 허가·후견감독인 동의·보고 실무까지 함께 봅니다. 특히 자산 규모가 크고 가족 간 이해가 얽힌 사건에서, 후견인이 책임을 다하면서도 안전하게 사무를 처리하도록 설계합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변호사의 재판부 관점으로, 훗날 문제가 될 지점을 미리 제거합니다. 지키려다 오히려 책임을 지는 일이 없도록, 시작부터 함께해야 합니다.
성년후견인은 권한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책임을 진 사람이다. 법원이 정한 선 안에서 움직일 때만, 그 권한이 보호가 된다.
자주 묻는 질문
성년후견인이 되면 부모님 재산을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나요?
아닙니다. 오직 피후견인 본인을 위해서만 관리·사용할 수 있고, 거주 부동산 처분에는 가정법원의 허가가, 후견감독인이 있는 경우 중요한 재산행위에는 후견감독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또 정기적으로 법원에 재산 관리 내역을 보고하고 감독을 받습니다.
후견인이 재산을 잘못 관리하면 어떤 책임을 지나요?
임무를 게을리하거나 손해를 끼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고, 부정한 행위 등이 있으면 가정법원이 후견인을 변경·해임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40조). 피후견인의 재산을 유용하면 횡령·배임 등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감독 절차를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후견인은 보수를 받을 수 있나요?
가정법원은 피후견인의 재산 상태 등을 고려하여 그 재산 중에서 상당한 보수를 후견인에게 지급하도록 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955조). 특히 변호사 등 전문가가 후견인이 되는 경우에는 보수가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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