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 보는 사람이 "나도 아버지의 자식"이라며 상속을 요구합니다. 남은 가족은 충격과 혼란에 빠집니다. 정말 아버지의 자녀가 맞는지, 그렇다면 우리가 물려받은 재산을 나눠 줘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확인해야 하는지 막막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혼외자가 나타났다고 해서 곧바로 상속을 나눠 줘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은 가족이 확인하고 다툴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성급한 인정이나 합의 전에 알아야 할 것을 정리했습니다. (혼외자 본인이 권리를 주장하는 쪽의 절차는 별도의 글에서 다뤘습니다.)
인지가 없어도 상속을 요구할 수 있나요?
핵심은 '인지' 입니다. 혼외자는 생물학적으로 아버지의 자녀라 하더라도, 법적으로 '인지'되기 전에는 상속인이 아닙니다.
인지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인지신고를 했거나, 그렇지 않았다면 자녀가 인지청구 소송으로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합니다. 이 인지가 있어야 비로소 법률상 친자관계가 생기고, 그때 상속권이 발생합니다(민법 제860조).
따라서 상대가 "내가 자식이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상속인이 아닙니다. 남은 가족이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 사람이 인지를 받았는가, 아니면 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정말 아버지의 자녀가 맞는지 다툴 수 있나요?
있습니다. 상대가 인지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그 소송에서 정말 친자관계가 맞는지를 다툴 수 있습니다. 핵심 증거는 유전자(DNA) 감정입니다. 법원은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을 통해 친자관계를 판단합니다.
그러므로 상대의 주장만 듣고 성급히 자녀로 인정하거나 재산 분배에 합의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진짜 친자관계인지부터 법적 절차로 확인하는 것이 남은 가족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돌아가신 지 오래됐는데 지금도 청구할 수 있나요?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이미 사망한 뒤에 하는 사후 인지청구는, 자녀가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이내에만 제기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64조). 이 기간이 지났다면 더 이상 인지를 받을 수 없고, 결국 상속인도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대가 언제 아버지의 사망을 알았는지, 그로부터 2년이 지났는지가 중요한 방어 지점이 됩니다.
이미 재산을 다 나눴는데 되돌려야 하나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답은, 원칙적으로 되돌리지 않아도 됩니다.
남은 상속인들이 이미 상속재산을 분할하거나 처분한 뒤에 혼외자가 인지된 경우, 그 분할·처분 자체는 유효합니다. 인지된 혼외자는 부동산이나 지분 같은 원물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고, 자기 상속분에 해당하는 '가액(돈)의 지급'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4조). 즉 살던 집이나 회사 지분을 다시 쪼개는 것이 아니라, 금전으로 정산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기간은 유의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상속재산 분할·처분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이 청구가 막혔지만,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그 10년 제한은 효력을 잃었습니다. 지금은 혼외자가 인지 판결이 확정된 사실을 안 날부터 3년 안에 가액지급을 청구해야 하고, 이 3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합니다. 오래전 일이라고 남은 가족이 마냥 안심할 수는 없고, 반대로 혼외자도 이 3년을 넘기면 청구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유류분이나 상속세는 어떻게 되나요?
인지가 확정되면 혼외자도 다른 자녀와 동일한 상속분을 가지며,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유류분을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상속세도 다시 볼 부분이 있습니다. 상속인이 늘어나면 인적공제가 커져 전체 상속세 총액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고, 이미 남은 가족이 상속세를 냈다면 늘어난 상속인 수에 맞춰 세액을 다시 계산(경정청구)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혼외자가 부담할 세금 몫은 그에게 지급할 가액에서 정산하는 방식으로 조정합니다(정확한 계산은 세무 전문가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가액을 얼마로 볼지는 상속재산의 평가 시점·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져, 이 부분에서 다툼이 자주 생깁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이렇게 봅니다
혼외자의 등장은 감정적으로 가장 힘든 상속 분쟁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감정에 휘말려 성급히 인정하거나, 반대로 무작정 무시하는 것 모두 위험합니다. 인정하면 불필요하게 재산을 내주게 되고, 무시하면 소송에서 불리해집니다.
법무법인 존재는 이런 사건에서 친자관계 확인(인지 다툼)·제척기간·가액 산정이라는 세 축을 먼저 점검합니다. 특히 이미 분할한 재산은 원물이 아니라 가액으로 정산된다는 점을 활용해, 살던 집과 사업 지분 같은 핵심 자산을 지키는 방향으로 설계합니다. 가정법원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변호사의 재판부 관점으로,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다툴지를 냉정하게 가려 남은 가족의 손실을 최소화합니다. 잃을 것이 클수록, 첫 대응이 결과를 가릅니다.
혼외자가 나타났다고 재산이 곧바로 넘어가지는 않는다. 인지·기간·가액이라는 세 개의 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모르던 혼외자가 나타나면 무조건 상속을 나눠 줘야 하나요?
아닙니다. 혼외자는 인지(생전 인지신고 또는 사후 인지청구 판결) 전에는 법률상 자녀가 아니어서 상속권이 없습니다. 상대가 주장만 하는 단계라면, 정말 친자관계가 맞는지 인지청구 소송과 유전자 감정으로 다툴 수 있으므로 성급히 합의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오래됐는데도 상속을 청구할 수 있나요?
사후 인지청구는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2년 이내에만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64조). 이 기간이 지났다면 인지를 받을 수 없어 상속인이 될 수 없습니다. 상대가 언제 사망 사실을 알았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이미 형제들끼리 상속을 다 나눴는데 되돌려야 하나요?
이미 이루어진 분할이나 처분은 유효하며, 뒤늦게 인지된 혼외자는 부동산 등 원물의 반환이 아니라 자기 몫에 해당하는 가액의 지급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4조). 다만 202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10년의 기간 제한이 사라져, 인지 판결 확정을 안 날부터 3년의 기간이 적용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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